처음에 듣고 누가 장난으로 쓴 낚시글인줄 알았습니다. 4호선, 7호선 출퇴근 지하철의 의자를 없애 혼잡도를 완화한다니 이 정부의 무능함을 풍자하는 용도로 나쁘지 않은 농담이죠. 문제는 이게 농담이 아니였습니다. 과거에 이미 접의식 의자를 시범도입 했다가 욕먹고 철회하지 않았나요?
맞아요.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에 탑승하면 앉을 자리를 찾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장거리로 갈수록 앉을 기회는 증가하게 마련이죠. 장거리 이용객들은 조금만 서서 기다리면 기회가 찾아옵니다. 좌석을 없애 혼잡도를 낮추겠다는 것은 장거리 이용객들에게 계속 서 있으라는 말과 같습니다. 장거리 이용객들은 그래도 뭐 참을수 있습니다. 장애인, 임산부같은 노약자들은 어떻게 할건데요? 만약 혼잡도가 그렇게 우려된다면, 운행 간격을 줄이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아마 이 아이디어를 생각한 사람은 평소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거나, 이용한다 해도 여의도-국회와 같은 짧은 거리만 이동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장거리 출퇴근을 해본 사람이라면 이 제안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금방 알아차렸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아이디어가 공론화된 것을 보면, 택시 요금을 천 원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총리인 정부의 현실감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가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