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가 양심Less한 ISP인 이유

IT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우리나라의 3대 ISP(Internet Service Provider, 인터넷 서비스 제공사업자)인 KT와 LG U+, SK broadband(이하 SKB)는 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KT는 전체적으로 무난하며 안정적인 해외망을 가지고 있고 LG U+는 국내 캐시 서버를 이용해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해외 서비스를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SKB는 가족들이 인질로 잡혀 SKB 안 쓰면 다 죽여버린다고 협박하면 고려해볼 만하죠. SKB 품질 쓰레기인 건 다들 알고 계실 테고 오늘은 SKB가 망중립성은 개나 줘 버린 양심Less한 ISP인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와 SKB의 갈등이 하루 이틀 일은 아니지만 최근 넷플릭스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흥행하면서 갈등은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SKB는 넷플릭스가 자사의 망을 사용해 이득을 봤으니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죠. 국회의원들과 정치인들이 컴맹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뇌물을 받아먹어서 그런지 정치권에서도 넷플릭스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SKB의 주장은 과연 말이 되는 주장일까요?

예를 들어봅시다. 제주도에는 SBS의 TV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으로 유명해진 돈가스집 연돈이 있습니다. 만약 제주항공이나 진에어 같은 항공사에서 연돈에 방문하기 위해 비행기를 이용하려는 고객이 너무 많아져 항공사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힘들다고 연돈에게 항공료를 부담하라고 주장한다면 이에 동의하는 미친 인간이 몇이나 될까요? 잘 모르는 IT 분야이니까, 한국기업 vs. 외국기업이니까, SKB와 관련이 있는 기자들이 SKB에 유리한 기사를 실어주니까 많은 사람들이 이런 말도 안 되는 개소리에 동조하는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가 SKB의 망을 무료로 이용해 사용자들에게 동영상 데이터를 보내주는 것이 아닙니다. SKB에 달마다 돈을 쓰는 SKB의 고객들이 넷플릭스의 서버에 접속에 동영상 데이터를 받아오는 것입니다. SKB가 이런 주장을 하려면 일반 사용자에게 돈을 받으면 안 되죠. SKB 고객들이 SKB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넷플릭스에 접속하는 것을 가지고 넷플릭스에게도 망 사용료를 내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개소리이자 양심 없는 도둑놈 심보에 가깝습니다.

이런 주장도 있습니다. “기존의 서비스들과 달리 넷플릭스 같은 동영상 서비스들은 트래픽이 엄청 크잖아? 그럼 넷플릭스도 어느 정도는 양보해야 하는 거 아니야?”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넷플릭스는 국내 ISP들에게 캐시 서버를 무상으로 설치해주겠다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KT와 LG U+, LG헬로비전, 딜라이브 등의 ISP를 이용한다면 넷플릭스를 국내망으로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국내 자사 망이기 때문에 ISP의 부담이 적은 것은 당연하겠죠? 놀랍게도 SKB는 넷플릭스의 이러한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게다가 SKB를 포함한 대부분의 ISP에서 일반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인터넷에는 QoS가 걸려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의 트래픽 부하가 너무 커서 망 사용료를 받지 않으면 안 될 정도라면 지금까지 자신들이 제공할 능력 없는 품질의 인터넷을 과장광고로 팔아왔다는 뜻 아닐까요? 그렇다면 안 그래도 해외망이 빈약한 SKB는 대체 왜 캐시 서버 지어준다는 넷플릭스의 제안을 거절한 걸까요?

왜긴 왜야? 자사 서비스 팔아먹으려고 그러는 거지

양심 없는 새끼들 자사 서비스인 웨이브 팔아먹으려고 경쟁 서비스인 넷플릭스가 해외망 트래픽 부하 줄어들고 속도와 화질 좋아지도록 캐시 서버 무료로 지어준다는 제안한거 거절하고 이젠 돈까지 뜯어내려고 하는 겁니다. 망중립성을 무시하는 건 둘째치고 아주 양심Less한 새끼들이죠.

ISP는 소비자가 원하는 인터넷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게 하는 전송 의무가 있고, 넷플릭스 같은 컨텐츠제공자는 콘텐츠 제작이란 각자 역할이 있습니다. 넷플릭스, 유튜브 같은 컨텐츠 제공자가 없다면 ISP의 고객들이 과연 비싼 돈 내고 빠른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려 할까요? 컨텐츠 제공자는 ISP와 공생하는 관계이지 ISP가 깔아놓은 망에 기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고객들에게 인터넷 요금을 받은 SKB가 넷플릭스에게 망 이용료를 요구하는 것은 이중청구이자 말도 안 되는 개소리입니다. SKB에게 양심이 있다면 넷플릭스의 급증하는 트래픽을 탓하기 전에 자사 서비스 팔아먹고 경쟁 서비스의 질을 떨어트리기 위해 캐시 서버 무상설치 제안 거절한 과거를 반성했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