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복무 제도에 대한 생각

현재 어느 정도 잘 사는 나라 중에서 한국처럼 징병제를 하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징병제를 한다고 해도 기간이 한국보다 훨씬 짧고 대체복무 제도가 잘 되어 있는 것이 대부분이죠. 드디어 한국에서도 대체복무 제도가 생기려 합니다.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고 찬성하는 사람들도 많죠. 일단 저는 대체복무 제도의 도입에 찬성은 하지만 국방부의 결정에 불만이 많습니다.

대체복무 제도를 찬성하던 반대하던 국방부가 내놓은 교도소 36개월이 징벌적 대체 복무라는 것에는 대부분 동의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징벌적 대체복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현역으로 군대를 가는 사람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게 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대지만, 아마 이런 사람들의 속마음은 “너네도 엿 먹어봐라” 아닐까요?

자신은 힘들게 군대를 갔다 왔는데 편하게 대체복무하는 사람을 보면 기분이 안 좋을 수 있는 게 이해는 되지만 징벌적인 대체복무 제도는 오히려 군인권 개선을 방해하고 징벌적인 징병제를 유지시킬 것입니다. 현재 한국의 징병제는 심각한 인권침해입니다. 자유가 보장된 국가에서 18개월(+a) 정도의 기간 동안 자유권을 박탈하고 최저임금의 절반도 안되는 급여를 주는 것은 모순입니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대체복무는 징벌적이어서는 안됩니다.

군 인권 개선을 외치며 18개월(+a) 동안의 인권침해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을 요구할 때 정부에서 “군대 안 가는 사람들은 더 힘든 거 하잖아”라고 대답할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18개월(+a) 동안의 인권침해에 대한 불만의 화살을 다른 인권침해의 피해자가 아닌 인권침해의 가해자인 정부에게 돌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 화살의 내용은 “우리 억울하지 않게 군대 안 가는 사람들도 엿 먹여줘”가 아닌 “군인권을 개선하고 우리에게 합리적인 보상을 해줘”가 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