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가산점 제도와 여성 징병제에 대한 생각

어느 정도 잘 사는 국가 중 한국처럼 징병제를 실시하는 곳은 없습니다. 많은 국가들이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고 대체로 1년 이하의 짧은 복무기간을 유지하며 병사들에게 휴식과 권리를 보장해주고 있죠. 대부분의 대한민국 남성들은 18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군생활로 낭비하게 됩니다. 이에 몇몇 사람들은 군 복무의 보상으로 1999년 위헌 판결 난 군 가산점 제도를 부활시키자고 주장하곤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여성도 징병해야 한다고 주장하죠. 두 주장에 대한 제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대한민국의 병사들은 최저임금의 반도 안 되는 적은 임금을 받으며 기본권을 무시당합니다. 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고 합당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군 가산점 제도는 합당한 보상이 아닙니다.

군 가산점 제도는 국가와 국방부는 어떠한 재정지출이나 노력도 하지 않은 채 군 복무를 하지 않은 사람들을 희생시켜 만들어진 불합리한 제도일 뿐만 아니라 공무원 시험을 보는 한정된 인원만 혜택을 받는 실효성 낮은 제도입니다.

나도 군대 갔다 왔는데, 왜 난 혜택 안 줘? 공무원 될 넘들만 혜택 받고…. 공무원 아니고 다른 일 해야 하는 사람들은 어쩔 거고?

나는 군필인데…. 아무 것도 받은 것 없는데, 내 딸이 가산점 땜에 떨어졌어요. 이런 거지 같은 경우는 어떻게 해야죠?

그러니까 국방부의 유치한 드립에 낚이지들 마시라고….. 그거 어차피 또 위헌 날 겁니다. 워낙 말도 안 되는 제도라. 걔들 다 알면서 그러는 거예요.

– 진중권 –

물론 저도 군 복무에 대한 보상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나 전역 지원금 같은 방법이 있죠. 비현실적이라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대한민국 경제 수준이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장병 복지에 대한민국 1년 예산의 1.5%만 더 사용하면 60만 장병에게 매달 100만 원씩 더 줄 수 있죠. 차별적이고 실효성 낮은 군 가산점 제도를 부활시킬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2019년 11월, 문재인 대통령은 모병제 전환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이라 말했습니다.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지금 당장은 현실적으로 힘들지 몰라도 병력 중심이 아니라 첨단 과학장비 중심 군대로 전환해서 복무 기간을 단축해 병력을 줄이고, 남북관계가 더 발전해 평화가 정착되면 모병제로의 전환이 충분히 가능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모병제를 실시할만한 형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하지만, 병사의 급여를 높이고 기본권을 보장해주며 충분하고 합리적인 보상을 해준다면 징병제로 인해 청춘을 낭비한 군필 남성들의 불만은 적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여성 징병제에 반대합니다. 여성 징병제는 징병제를 더 강화시켜 모병제 전환과 군 인권 개선을 더 어렵게 만들 것입니다. 성평등을 위해 여성 징병을 해야 한다고요? 왜 성별 임금격차나 경력 단절 같은 다른 성차별은 그대로 놔두면서 군대에서만 성평등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하는 걸까요? 그냥 솔직하게 말합시다. 그냥 “내가 당했으니 너도 당해봐라”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