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 수작, 사이버펑크 2077

최근 인터넷상에 사이버펑크 2077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이 나왔습니다. 게임에 관심 없는 지인들 조차 “어제 사펑하느라 새벽 4시에 잤어ㅠㅠ” 라고 말하자 “사펑 그 버그 ㅈ망겜을 왜 하냐?ㅋㅋㅋ”라고 하더라고요. 다들 이미 알고 계신 대로 사펑은 버그도 많고 기대에 못 미치는 미완성 게임이지만, 그렇다고 그냥 웃음벨 취급하며 넘겨버리기에는 너무 아쉬운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기대에 못 미쳐서 그렇지 잘 만들긴 했거든요.

잘 들어라. 애초에 기대를 하니까 배신을 당하는 거다. 처음부터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면, 배신당할 일도 없지.트레이너 (클로저스)

우선 이거부터 말해야겠군요. 저는 사이버펑크 2077을  엔비디아의 지포스 나우를 이용해 PC판으로 플레이했습니다. FHD에 다른 옵션은 최상, 레이트레이싱은 울트라로 플레이했으며 프레임 드랍이 자주 일어나긴 했지만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였습니다.

제가 무슨 플랫폼으로 했는지 무슨 상관이냐고요? 대부분의 게임은 플랫폼에 상관없이 비슷한 경험을 제공하지만 사이버펑크 2077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PC판도 최적화가 잘 된건 아니지만 콘솔판은 정말 끔찍하거든요. 메타스코어를 확인해보니 PC판은 86점이지만 PS4판은 53점밖에 안되네요.

물론 콘솔보다 낫다는 거지 PC판 사펑도 아직 미완성 게임입니다. 넘쳐나는 버그와 발적화는 물론이고 트레일러에 나왔던 기능 중 상당수가 구현되지 못해 많은 실망을 했죠. 2020년 최대의 기대 작중 하나였던 게임이 이렇게까지 처참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특히 길거리의 NPC들 AI는 정말 처참합니다. 2013년에 출시한 GTA5보다 훨씬 멍청하죠. 대신 다양하고 흥미로운 스크립트를 넣어 NPC들이 대화하며 게임속 세계가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고 싶었던 것 같은데 며칠 후에 같은 곳 와보면 똑같은 NPC들이 똑같은 대화 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평범한 대화였으면 알아채기 힘들기라도 하지… 이 게임의 AI는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퀘스트 진행 중 대화 선택지 중 전체적인 스토리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일부에 불가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관련 정보를 조금 더 듣거나 싸움을 피하는 정도의 변화만 일어나죠. 차량 운전은 무슨 빙판길을 운전하는 느낌이 드는데 컨트롤러의 조이스틱을 조금만 움직여도 Max 입력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설정에서 이걸 수정해보려고 해도 별 차이 없고 덕분에 운전과 조준이 너무 힘들더군요.

2020년에도 자율주행이 가능한데 사이버펑크 2077에선 그런 거 없습니다. 차 호출할 때는 자율 주행으로 플레이어 근처까지 오긴 하는데 작은 글씨로 적혀 있는 거 보니 설정상 베타 기능인 것 같더군요. 자율주행 기능 좀 넣어두고 대신에 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할 경우 교통법규를 지키며 천천히 운전하는 방식으로 만들어놨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쉽습니다. 차량 디자인도 2019년에 나온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더 사이버펑크 하고요.

이렇게 까일 점이 많은 게임이지만 그렇다고 “에이 뭐야… 그냥 망작이네. 거르자.” 하기에는 너무 재미있고 잘 만든 게임입니다. 스토리는 흥미롭고 메인 퀘스트는 물론 사이드 퀘스트들도 메인 스토리와 관련이 깊으며 사이드 퀘스트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지에 따라 볼 수 있는 엔딩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한국어 더빙 덕분에 더욱더 게임 속 세계에 몰입할 수 있었고 매력적인 조연 캐릭터들도 마음에 들었으며 대부분의 퀘스트를 플레이어가 원하는 방식으로 전투를 진행할 수 있게 만들어놓은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이버펑크 2077은 명작까진 아니지만, 꽤 잘 만든 수작이라 생각합니다. 1.06버전까지 오면서 심각한 버그들은 상당히 고쳐졌고요. 문제는 아직 얼리엑세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군요. 한 번쯤은 해보시는 걸 추천하지만, 급하지 않다면 두 달 정도만 기다렸다 플레이하세요.

평점

최적화 아직 얼리엑세스라는 느낌이…
스토리 ★★★★★ 조금 아쉽지만, 신선하고 흥미로운 스토리
오픈월드 ★★ 기대하지마세요
전투 ★★★★ 다양한 스타일의 전투를 지원
그래픽 ★★★★ 좋긴 합니다. 풀옵을 돌릴 수 있다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