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결정석 가격 하락에 대한 나의 생각
2021년 12월 02일 - Darae
2021년 8월 12일, 메이플스토리에서 보스를 잡으면 주는 보상인 강렬한 힘의 결정의 가격이 일정 주기마다 변경되는 패치가 들어왔습니다. 메소 인플레이션을 막고 보스 리워드를 조절하기 위해서였죠. 모두가 예상했던 데로 카오스 벨룸 이하의 하위 보스들의 결정석 가격은 연속으로 너프를 당했고 3달 반이 지나 이 글을 쓰는 시점 기준으로 처음과 비교해 약 25% 정도의 가격 하락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많은 의견들이 있었는데 저의 생각을 적어보려 합니다.

우선 과거와 지금의 카오스 벨룸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아봅시다. 카오스 벨룸 최초 솔플 격파는 2014년 팡이요가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카오스 벨룸의 방어율은 지금보다 100% 더 높은 300%였으며 맥뎀은 5천만이었고 5차 스킬, 아케인 심볼, 노블레스 크리티컬 데미지 스킬, 바삭 튀김 세트 등 스펙업에 도움을 주는 많은 시스템들이 없어서 웬만한 초 고스펙 유저가 아닌 이상 잡기 힘든 보스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좋은 장비들이 싸게 풀리고 버닝 이벤트로 유니온도 쉽게 높일 수 있게 되자 이제 방학 때 테라 버닝 할 때마다 카오스 벨룸 정도까지 잡을 수 있는 부캐를 양성하는 것도 쉬워질 정도로 유저들의 스펙은 상향평준화되었습니다.

그렇게 카오스 벨룸이 동네북이 되어 감에도 불구하고 카오스 벨룸의 결정석 가격은 그대로 유지되었고, 결국 메소 생산량은 엄청나게 증가하였죠. 당시 카오스 벨룸보다 체력이 250배 가까이 더 많은 하드 루시드의 결정석 가격이 8천만 메소였는데 카오스 벨룸의 결정석 가격은 약 1/4 정도인 21,012,500 메소로 가성비가 압도적으로 좋은 보스였죠. 당연히 본캐야 뭐 어쩔 수 없다고 쳐도 부캐를 키운다면 흑우가 아닌 이상 상위 보스에 도전하는 것보다 카룻돌이를 여러 마리 만드는 게 훨씬 효율적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지금까지 카오스 벨룸까지의 하위 보스들의 결정석 가격 너프는 당연히 해야 했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5% 가까이 너프 된 지금도 난이도에 비해 너무 많은 메소를 주고 있거든요. 여기서 배려심이 좀 많으신 분들은 “그럼 뉴비들은 어떻게 하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보스 컨텐츠 말고도 메소를 벌 방법은 널려있습니다. 오히려 메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뉴비와 고스펙 유저의 빈부 격차가 뉴비에겐 더 큰 진입장벽이라 생각하고요.
최근 텍티컬 릴레이에서 스우를 3 캐릭터로 잡으라고 한 것을 보면 운영진들은 고스펙 유저들이 카룻돌이 대신 스데미돌이를 만들도록 유도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 카룻돌이하고 스데미돌이하고 뭐가 다르냐? 결국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거 아니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둘은 확실히 다릅니다. 카오스 루타비스 같은 경우 저렴하게 에픽 둘둘만 해줘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지만, 스우와 데미안부터는 앱솔랩스 세트와 17성 강화 등이 필요해 캐릭터 육성에 돈이 상당히 많이 들거든요.
제가 이번 텍티컬 이벤트 때 아델로 노말 스우를 27분 가까이 때려서 겨우 잡았는데 이 아델 템 세팅이 3카 5앱, 유니크 2줄 4부위, 17성 5부위였습니다. 물론, 저의 아델 컨트롤이 구려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체력과 방어력, 패턴 등 진입장벽이 카룻돌이와는 비교가 안되게 높고, 이 과정에서 상당량의 재화를 소모해 메소 회수와 앱솔랩스 이상 장비 매물 조정 등에 큰 도움이 됩니다.
요즘 결정석 너프를 보고 “뉴비들은 어떻게 하라고 그러냐”하며 운영진을 비판하는 글들이 많이 보이던데 제 생각에는 지금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야 그냥 게임이지만 운영진들은 자기 밥줄인데 당연히 잘 판단하고 한 선택이겠죠. 이렇게 되면 테라버닝때 카룻돌이 육성을 포기하는 고스펙 유저들도 생길 테고 그만큼 더 이벤트 때 뉴비들에게 퍼줄 수 있겠죠. 그래도 정 마음에 안 드신다면 재획을 하시거나 스펙업 해서 상위 보스를 가세요. 카룻돌이 정도에 예전처럼 그렇게 퍼주면 게임 경제 진짜 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