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소프트의 몰락

흔히 부분 유료화 게임에서 무과금, 저과금 유저들은 서버비만 축내고 게임사에 도움 안 되는 체리피커라고 생각하곤 합니다만 사실 무과금 유저들은 게임사 입장에서 고과금 유저만큼 중요합니다. 고과금 유저들이 우월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상품이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많은 게임에서 뉴비들에게 퍼주고 과금 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즐길 수 있도록 해줍니다. 플랑크톤이 없으면 고래들도 살 수 없을 테니까요. 그러나 고래들의 돈 빨아먹는데 집중하느라 플랑크톤이 다 도망가는 게임도 존재합니다. 오늘은 NC소프트의 게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합니다.

리니지는 어떻게 왕좌에 올랐었나

게임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3N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대표적인 한국 게임 회사인 넥슨과 넷마블, NC소프트의 머리글자를 따서 생긴 말이죠. NC소프트는 3N중 모바일 게임 시장 진입을 가장 늦게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니지 IP를 사용한 NC소프트의 리니지M, 리니지2M은 긴 시간 동안 구글 플레이 스토어 최고 매출 게임 1,2위를 차지하였죠.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최고 매출 게임을 차지한 비결이 무엇일까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죠.

첫 번째는 PC 리니지에 대한 향수가 있고 리니지 IP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로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40대 이상이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리니지가 상대 경쟁 전쟁 게임이라는 것입니다.

메이플 같은 게임에서 다른 길드의 내가 싫어하는 누군가가 현질하고 스펙업 한다고 해서 내가 손해 보는 것은 없지만, 리니지에서는 다른 혈맹의 내가 싫어하는 누군가가 현질하고 스펙업 하면 내가 보스를 잡지 못하고 좋은 사냥터에서 사냥을 못하고 내 캐릭터가 그 새끼한테 살해당합니다. 다른 평범한 게임에선 나보다 강한 사람이 있으면 내 랭킹이 하나 떨어지고 끝이지만, 리니지에선 나보다 강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통제 당하고 내가 먹을 파이가 줄어들게 되죠. 주 소비층이 대체로 경제적으로 여유롭기도 하겠다 NC는 끊임없이 분쟁을 부추기며 유저들의 경쟁심리를 이용해 오랫동안 매출 1,2위를 지켜왔죠.

리니지 BM의 한계

끊임없이 분쟁을 유도하고 스펙을 팔며 매출 1위를 지키던 리니지 시리즈는 당연히 진입장벽이 너무나도 커졌습니다. 레벨과 장비는 물론이고 캐시 액세서리, 유료 스킬, 변신 컬렉션, 아가시온 컬렉션, 장비 컬렉션, 집혼, 각인, 숙련도 등등 신규 유저가 상위권을 노린다면 사실상 계정 거래를 하는 수밖에 없어질 정도로 큰 진입장벽이 생겼죠. 계정 거래가 활성화되면 게임사 입장에서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우선 당연하게도 계정을 구입하는 신규 유저가 새로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데 쓰는 돈을 내지 않으니 매출에 타격이 있겠죠. 또한, 지금까지 지른 게 아까워서라도 남아있는 유저들이 캐릭터를 팔고 쉽게 게임을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캐릭터 거래(계정 거래)는 당연히 NC 입장에서 큰 손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으로 캐릭터 선물하기 쿠폰을 만들어 뿌린다는 건 신규 유저 유입이 심각할 정도로 낮다는 뜻입니다.

캐릭터 선물하기 쿠폰. 이왜진?

신규 유저 유입이 안되는 건 그렇다 치고, 기존 유저들은 어떨까요? 위에서 이야기했듯 NC는 유저들의 분쟁을 부추기며 유저들의 경쟁심리를 이용해 스펙을 팔아왔습니다. 유저들 간의 분쟁이 줄어들고 스펙 경쟁이 멈춘다면 NC의 매출도 떨어지겠죠. 게임 초기에 유저들은 서버의 보스를 누가 잡느냐, 서버의 성을 누가 차지하느냐를 가지고 스펙 경쟁을 했었죠. 초반에는 분쟁이 있었지만 누가 더 센지, 상대랑 나랑 싸우면 누가 이기는지를 알게 된 다음부터 스펙 경쟁은 당연하게도 줄어들었습니다. 당연하죠. 누가 지는 싸움을 하고 싶겠어요?

서버 내 스펙 경쟁이 고착화되고 평화의 시기가 찾아오자 매출이 줄어들 걸 걱정한 NC는 서버 이동을 내놓습니다. “우리가 이 서버에선 저 혈맹에게 쳐 발리지만 우리도 약하진 않잖아?”라고 생각한 유저들은 다른 만만해 보이는 서버로 이동해 다시 스펙 경쟁을 하게 되고 분쟁을 유발한 NC의 매출은 늘어났죠. 그러나 이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서버 이동이 몇 번 지속되다 보니 어떤 서버에 있는 어떤 혈맹이 강한지 같은 정보는 빠르게 퍼집니다. 다시 스펙 경쟁은 줄어들게 되고 이번에 NC는 보스를 두고 서버들끼리 연합을 만들어 경쟁을 시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스펙 경쟁은 다시 고착화되고 다시 분쟁을 유발하고를 반복하다 모든 서버의 유저들이 한곳에 모여서 싸우는 마스터 던전까지 나오게 됩니다. 그렇게 전체 서버에서 누가 제일 강한 지가 알려지고 다시 스펙 경쟁은 고착화되었죠.

스펙 경쟁을 이용한 스펙 장사는 영원할 수 없습니다. 스펙 경쟁이 고착화되고 매출이 떨어지자 NC는 두 가지 선택을 하게 됩니다. 첫 번째는 신규 고객층 확보, 두 번째는 충분히 빨아먹은 고객들의 골수까지 빨아먹기입니다. 신규 유저층 확보는 조금 있다 알아보고 일단은 두 번째부터 이야기해보죠.

리니지의 몰락

리니지의 BM을 유지하면서 위에서 언급한 스펙 경쟁 고착화를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미 전체 서버의 유저들이 모여 싸우는 마스터 던전까지 나온 상황에서 남은 방법은 이제 고여있는 유저들을 전부 리셋하는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나온 것이 리니지 W입니다.

리니지 W

리니지 신작이 나온다면 기존 리니지 유저들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신작인 리니지 W로 넘어가느냐? 아니면 기존에 하던 리니지에 남아있느냐? 리니지 W로 넘어가려는 사람들은 기존에 하던 리니지에는 과금을 줄이게 될 테고 이제 NC는 기존의 리니지에 남아있을 사람들의 골수까지 빨아먹을 생각을 하게 되죠. 우선 핵과금러의 골수를 빨아먹기 위해 기존의 최고 단계였던 신화 등급 카드 4장을 합성해서 만드는 유일 등급 변신 카드를 출시합니다. 어차피 더 이상 뽑아먹기 힘들 것 같으니 마지막 남은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거죠.

기존의 리니지에 핵과금러들만 남아있나요? 아니죠. 중과금러(리니지 기준)들 골수를 빨아먹기 위해 기존의 핵과금러 전용 콘텐츠들의 허들을 낮춰줍니다. 제2의 문양 사태라 불리는 천장 시스템 도입이죠. 문양 사태 때도 아마 핵과금러들의 매출이 떨어지자 중과금러들 노리고 나온 것 같은데 그때는 그래도 아직 빨아먹을게 많이 있었고 리니지 W가 나오려면 많이 남았으니 핵과금러들 말 들어줬지만 이번엔 롤백 안 할 겁니다. 명분도 좋고 어차피 끝물인 게임인데 남은 유저들 최대한 빨아먹어야죠. 끝물인 게임에 남을 유저들이 화났든 말든 알게 뭡니까? 최대한 빨아먹고 버려야지 어차피 리니지m에서 사용했던 BM을 리니지 W에 적용하면 리니지 W로 넘어올 유저들이 몇 년간 황금알을 낳아줄 거위가 되어줄 거라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넘어오겠냐?

다른 장르의 게임들에 비해 MMORPG 게임들을 접기 힘든 이유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그 게임에 매몰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지금까지 한 게 아까워서 접기 힘들다는 거죠. PC 리니지에, 리니지M에, 리니지 2 M에 수많은 시간과 억 단위의 비용을 매몰한 사람들이 지금까지 했던 게임을 버리고 새 게임으로 넘어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른 게임으로 넘어가는 것도 쉽지 않은데 안 그래도 리니지의 BM에 호되게 당한 기존의 리니지 유저들이 리니지 신작으로 쉽게 넘어갈까요? 쇼케이스 보면 변신 카드 같은 악랄한 과금 유도는 그대로일 것 같은데?

아까 리니지 유저들은 선택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었죠. 신작인 리니지 W로 넘어가느냐? 아니면 기존에 하던 리니지에 남아있느냐? 사실 한 가지 선택지가 더 있습니다. 어차피 기존 게임들은 골수까지 빨아먹겠다는 생각으로 운영할 것이 벌써부터 뻔히 보이는데 그냥 접고 다른 게임 하는 거죠. 오딘처럼 비슷한 장르이면서 더 저렴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게임으로 옮겨가는 겁니다. 적어도 오딘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전적은 없으니까요.

플레이스토어 최고 게임 매출 순위

신규 유저 유입은?

NC소프트는 젊은 세대를 유입시켜 보겠다고 트릭스터M과 블레이드 & 소울 2를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는 다들 아시다시피 리니지M, 리니지2M에 스킨만 바꾼 게임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의 게임이였고 기대하던 원작의 팬들은 실망하고 게임을 떠났습니다. NC가 유입시키고 싶었던 젊은 세대들은 SNS나 게임 커뮤니티 등을 이용해 NC가 NC 했다는 사실을 널리 공유했고 이들은 이제 NC에서 어떤 게임을 내놓던 “분명 리니지 같은 게임이겠지” 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 NC소프트의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블레이드&소울2 출시 이후 급격히 하락한 NC소프트의 주가

축하합니다 NC. 당신들이 자초한 일이에요. 계속 이렇게 한다면 신규 유저 유입은 앞으로도 없겠죠. 지금 남아있는 린저씨들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계속 NC 욕만 했지만, 사실 NC소프트는 아직 기회가 많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리니지 시리즈를 통해 많은 돈을 벌고 있고, 리니지 시리즈에 스킨만 바꿔 저렴하게 만든 게임들로 단기 매출은 충분히 뽑았을 테니 예산도 충분하고, NC소프트가 기술력이 떨어지는 회사는 아니잖아요? 스마일게이트가 로스트아크 하나로 한 번에 인식이 좋아진 것처럼 리니지의 전략은 20대에게 안 통한다는 것만 깨닫고 고래뿐만이 아닌 플랑크톤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든다면 신규 유저 유입은 물론이고 회사 이미지도 좋아질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