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 Destiny 쇼케이스 소감
2021년 12월 26일 - Darae

12월 23일 목요일 오후 4시, 드디어 데스티니 쇼케이스가 공개되었습니다. 여름부터 기다려온 모험가 리마스터, 새로운 보스와 장비, 새로운 이벤트 등 많은 내용이 공개되었지만 아쉬움도 많았던 쇼케이스였던 것 같네요. 오늘은 쇼케이스의 감상과 함께 현재 메이플 유저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들과 앞으로 메이플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 생각을 말해보죠.

우선 모험가 리마스터에 대해서 말해보죠. 만족합니다. 만족하는데요, 모험가 리마스터는 한 달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내용 보고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당연히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어이가 없었는지 많은 유저들이 커뮤니티에서 시위를 했고 그 결과 12월 24일 쇼케이스에서 부족했던 부분에 대한 보충 설명을 해주는 공지가 올라왔죠.
이번 모험가 리마스터에는 14개 직업의 디자인/전투패턴 수정이 한 번에 진행되기 때문에 신규직업 제작 일정과 비교할 때, 약 5~6개 신규직업을 제작하는 정도의 일정이 필요했습니다. 지난 8월 Inside MAPLE에서 모험가 리마스터를 처음으로 소개해 드린 이후 다른 패치 일정과 병행해서 모험가 리마스터를 지속해 왔지만, 결과적으로 업데이트가 늦어지게 되어 죄송합니다. 올 하반기에 개발인력을 대규모로 늘렸음에도 프로젝트에 대한 적응과 교육 과정을 거치느라 모든 인원이 이번 겨울 업데이트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많은 용사님께서 더욱 빠르게 모험가 리마스터가 업데이트 되길 기대하고 계신 점을 잘 알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모험가 업데이트를 선보이기 위해서는 지금 목표하고 있는 일정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 강원기
네, 인정합니다. 14개의 직업을 리마스터 하는데 당연히 쉽지는 않겠죠. 늦어지는 거 이해합니다. 그런데 제가 불만인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메이플 운영진들도 당연히 쇼케이스 준비하면서 모험가 리마스터가 내년 1월 27일에 업데이트된다고 하면 유저들이 화날 거 예상 못 했을 리가 없습니다. 예상 못했다면 잘려야 해요. 그렇다면, 쇼케이스에서 “이러이러한 사정 때문에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늦어지는 만큼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의 업데이트로 꼭 보답하겠습니다.”라고 말했으면 유저들이 지금처럼 화가 났을까요?
소통 잘 하겠다고 했잖아요. 로스트아크나 던전 앤 파이터처럼 라이브로 쇼케이스 하며 실시간 소통 하는 것까진 바라지 않지만 최소한 늦어지는 사유에 대해서 설명정도는 했었어야 해요. 그래도 뭐 이부분은 보우마스터가 좋게 리마스터 된 것 같아 대충 넘어가겠습니다. 모험가 스토리 컨텐츠도 개편한다고 하던데 오래 기다린 만큼 잘 바뀌었으면 좋겠네요.

다음은 신규 보스에 대한 내용인데요. 기존에 있었던 3개의 보스에 신규 난이도가 추가되었습니다. 이지 윌, 노말 진 힐라, 노말 선택받은 세렌이 추가되었는데요. 이건 뭐 아주 좋습니다. 기존 보스 몬스터들의 난이도나 요구 스펙이 너무 높아서 컨텐츠를 즐길 수 없던 유저들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으니 말이죠.
그리고 새로운 보스인 감시자 칼로스가 추가되었는데요. 이건 좀 아쉽네요. 지금 하드 선택받은 세렌을 잡은 유저가 0.02% 정도밖에 안되는데 굳이 지금 대부분의 유저들은 구경도 못할만한 컨텐츠를 내놨어야 했는지는 조금 의문이 듭니다. 그래도 뭐 서버비를 내주는 초고스펙 유저들은 지금 검은 마법사와 세렌을 쉽게 잡는데 이제 새로운 목표가 생겼으니 한동안은 재미있어하겠네요.

다음은 신규 장비입니다. 가벼운 주제인 여명의 보스 장신구 세트 먼저 이야기해볼까요? 지금까지 보스 장신구 세트와 칠흑의 보스 세트 사이의 간격이 너무 커서 많은 유저들이 응축된 힘의 결정석, 실버블라썸 링, 매커네이터 펜던트처럼 최대 강화 수치가 낮은 장비들을 사용하곤 했습니다. 특히 얼굴 장식 같은 경우 666응축을 20성 샤레마로 업그레이드해도 추가 옵션과 업그레이드 횟수 차이 때문에 별 차이가 없었고 루즈 컨트롤 머신 마크는 매우 비싸니 많은 유저들이 그냥 666응축을 사용했죠.

이제 세트 효과를 포기하지 않고도 펜던트, 얼굴 장식, 반지, 귀걸이 22성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맞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유저들에게 매우 좋은 일이고 칠흑셋을 사용하는 초고자본 유저들에게도 칠흑 노작 가격이 지금보단 저렴해질 테니 나쁜 일은 아닐 겁니다. 다만, 보장셋이였던 가디언 엔젤 링을 여명의 보장셋으로 변경한 부분은 문제가 좀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운영진 측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공지를 하였으니 두 가지 세트 효과를 동시에 받을 수 있도록 한다든지 하겠죠?
사실 이 부분은 조금 개인적으로 속상하긴 한 게 제 데아시두스 이어링이 20성이거든요… 이건 뭐 토드를 해서 부캐 준다던지 매획 띄어서 세르니움 사냥할때 쓴다든지 해야겠네요ㅠㅠ
장신구뿐만 아니라 아케인셰이드의 상위 신규 장비도 나왔습니다. 250레벨 장비인 에테르넬 장비 세트인데요. 드디어 10년 가깝게 입고 있던 카루타 상하의를 갈아입을 수 있도록 한벌옷이 아닌 상위, 하위로 나눠져서 나온다고 합니다.

이 장비 때문에 말이 좀 많은데요. 저는 잘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아케인 무기와 카루타 상하의, 나머지 앱솔 방어구와 9보장 국민추옵 22성 둘둘 잠재 정옵이면 메이플에서 제공하는 모든 컨텐츠를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는데 굳이 무리해서 나온 지 5년 지난 장비에다가 23성 둘둘 하고 이탈옵 띄운 사람이 발작하는 거 보면 솔직히 좀 웃겨요.
이게 리니지처럼 유저들끼리 서로 경쟁하며 PvP 하는 게임이면 모르겠는데 아니잖아요? 그리고 솔직히 강화 확률 보면 운영진이 “22성까지만 강화 하세요” 하는 게 뻔히 보이는데 그걸 무리해서 23성 강화하고 이탈옵을 노린다는 건 저는 이거야말로 더 강한 신규 장비가 나와야 하고 더 높은 잠재가 붙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다행히 에테르넬 장비 관련 논란은 한 파츠를 얻기 위해 6개월 이상 걸릴 거라는 공지가 나온 이후로 다들 “아 그 정도면 뭐…” 하고 넘어가는 듯 하네요. 저는 몇 달 후 22성 카루타 매물 가격 저렴해지는 걸 기대했었는데 이 공지 보고 그냥 어제 22성 카루타 매물 샀습니다.
다음으론 기타 이벤트들이 있는데요. 우선 스페셜 썬데이 메이플부터 볼까요? 쁘띠 펫 타임, 레이디 블레어의 코디 타임 등 딱 봐도 미라클 타임처럼 확률형 아이템의 성공 확률을 올려줘서 현질을 유도하는 이벤트인 거 같은데 옆 동네 로스트아크가 유저들을 위해 게임 매출의 17%를 포기할 때 메이플스토리는 유저 수입의 17%를 포기해야 하는 것 같네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고 하네요. 강원기 디렉터가 공지사항으로 해명을 했습니다.
스페셜 썬데이 메이플이 미라클 타임과 함께 겹쳐지며, 의도적으로 결제를 유도하는 이벤트라는 오해를 드렸습니다. 펫/코디/헤어 타임은 특정 아이템을 구매할 때 추가 혜택을 부여하는 이벤트가 아니며, 접속만 해도 얻을 수 있는 특별한 보상을 모두에게 드리고 과거 슈가타임 이벤트처럼 당첨 아이템을 추가로 지급하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 강원기
하지만 우리 모두 혜택을 Comming soon으로 가려 놓은 이유가 뭔지 잘 알죠? 메이플 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저거 딱 봐도 여론 안 좋아지니까 슈가 타임 이벤트처럼 내용 바꾼 게 뻔히 보이지만 뭐 일단은 넘어가드리겠습니다.
테라 버닝은 늘 하던 거라 별로 할 말은 없지만, 모험가 리마스터를 늦게 할 거면 2차 테라 버닝을 1차 200 찍으면 주는 것이 아니라 모험가 리마스터에 맞춰서 하는 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아니면 1월 27일 모험가 리마스터 업데이트와 함께 모험가 전용 이벤트를 한다고 하니 이걸 기대해 볼까요?
이번 쇼케이스는 봄봄 프로젝트, 보스 난이도 세부화, 모험가 리마스터, 신규 보스와 신규 장비 등 많은 점이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많이 아쉬운 느낌의 쇼케이스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지금 메이플 운영진이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상위 0.1% 유저들만 즐길 수 있는 엔드 컨텐츠 말고 대다수의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컨텐츠와 뉴비들을 위한 이벤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운영진들의 선택이 좀 아쉽습니다.
무엇보다, 운영진들의 소통이 아직 부족합니다. 예전에 비해 많이 개선되었고 노력하는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지금 논란이 되는 부분들 대부분은 유저들과의 소통이 있었으면 안 생겼을 논란들이에요. 이번에 로스트아크 금강선 디렉터가 로아온 쇼케이스 했던거 보시고 “아.. 소통이란 저렇게 하는 거구나” 배우시고 다음 쇼케이스 때는 강원기 디렉터님이 루시드 코스프레 하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뭐 모험가 리마스터 되고 모험가 전용 이벤트가 열리면 겨울방학 이벤트 잠깐 찍먹하고 가려던 뉴비 한 번 더 붙잡을 수도 있고 나쁘진 않겠죠? 2021년은 메이플스토리에게 최악의 한해가 되었지만 2022년에는 다시 메이플스토리가 부활하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그리고 슬슬 250~259 창섭 성장 비약하고 260~269 원기 성장 비약 줄 때 됐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