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스 포스, 왜 이렇게 나왔을까?

며칠 전 메이플스토리 DESTINY 3차 업데이트 테스트 서버가 공개되었습니다. 이번 테스트 서버 업데이트에선 신규 보스인 칼로스가 공개되었는데 칼로스의 어센틱포스가 1페이즈는 250, 2페이즈는 300으로 지나치게 높아 유저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로 현재 어센틱 심볼이 세르니움과 호텔 아르크스 두 지역밖에 나오지 않았고 한 지역당 최대 110의 포스를 수급할 수 있으니 최대로 어센틱 심볼을 모은다고 해도 220이 최대이고 이렇게 할 경우 원래 데미지의 20%만 들어가 자본의 초월자 6인팟이 30분 내내 때려야 겨우 성공할까 말까 한 수준이라는 점이 있고요. 두 번째로 현재 어센틱 심볼 수급량이 너무 적어 세르니움과 호텔 아르크스 출시 시점부터 매일매일 일퀘를 했다고 가정해도 어센틱포스가 190 정도 밖에 안된다는 점입니다. 사실상 이건 여름방학 신 지역 출시 때까지 잡지 말라는 뜻이죠. 그럼 메이플 운영진은 대체 왜 신규 보스를 이따위로 만들었을까요?

우리 잠시 운영진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죠. 현재 메이플에서 새로운 보스의 난이도를 설정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유저들 간의 스펙 격차가 너무 크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잠깐 유저들을 5가지의 유형으로 나눠보죠.

  • 뉴비 – 최대 카루타까지 잡을 수 있는 유저들
  • 중간층 유저 – 노말 스데미부터 최대 진힐라까지 잡을 수 있는 대부분의 유저들
  • 고스펙 유저 – 검은마법사 파티격은 가능하나 아직 해방까진 못한 유저들
  • 초고스펙 유저 – 제네시스 무기를 해방 했고 세렌도 잡을 수 있는 유저들
  • 자본의 초월자 – 팡이요, 진격캐넌, 춘자 같은 메이플이 현생이고 현생이 취미인 초초고스펙 유저들

여러분들이 운영진이라고 생각해 보죠. 신규 최상위 보스를 출시한다면 5가지 유형의 유저들 중 어떤 유저들에게 맞춰 난이도를 설정하시겠습니까?

우선 최상위 보스이기 때문에 뉴비와 중간층 유저들은 타겟 대상이 아닙니다. 머릿수로 치면 전체 유저의 1% 정도밖에 안되지만 전체 매출의 50%를 담당하는 고스펙 이상의 적우유저들이 타겟이죠. 그럼 고스펙 이상의 유저들을 타겟으로 잡을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하나씩 예상해 볼까요?

먼저 신규 보스를 고스펙 유저들 타겟으로 설정할 경우 어떻게 될지 예상해 보죠. 고스펙 유저들은 만족할 겁니다. 재미있는 즐길 거리가 나왔고 자신들의 스펙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니까요. 초고스펙 유저들은 아쉬워할 겁니다. 생각보다 쉬워요. 그래도 뭐 재미있었고 좋습니다. 당분간 스펙업 할 필요는 없겠네요. 문제는 자본의 초월자들입니다. 즐길게 없어요. 이분들은 하드 루시드를 인피컷 내버리는 고인분들이라 참신한 패턴? 무시하고 딜로 찍어 누릅니다. 에테르넬 장비는 생각보다 빠르게 보급되고 카루타 올이탈 23성 장비를 맞추신 분들은 눈물을 흘립니다. 어쩔 수 없지요. 누가 23성 달라고 칼 들고 협박이라도 했나요?

하드루시드를 인피컷 하는 자본의 초월자

이번엔 신규 보스를 초고스펙 유저들 타겟으로 설정할 경우 어떻게 될지 예상해 볼까요? 짧게 하겠습니다. 초고스펙 유저들은 재미있게 즐기고 고스펙 유저들은 스펙업을 하거나 현재 위치에서 행매를 할 것이며 자본의 초월자들은 여전히 심심해할 것입니다. 에테르넬 장비는 천천히 보급되겠죠.

신규 보스를 자본의 초월자분들 타켓으로 설정하면 어떻게 될까요? 자본의 초월자 분들은 좋아 죽겠죠. 하지만 다른 유저들은 어떨까요? 초고스펙 유저 중 일부만 스펙업을 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유저들은 포기하고 “로스트아크 군단장 레이드가 그렇게 재미있다던데 한번 찍먹해볼까?” 하며 다른 즐길 거리를 찾으러 갈걸요? 대부분의 유저들에게 에테르넬 장비는 상상 속에 존재하는 전설의 장비로 기억될 것입니다. 참고로 로아 군단장 레이드 저는 발탄 맛보고 재미는 있는데 어려워서 포기했어요.

넥슨은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어느 선택을 하던 단점이 있죠. 여기서 넥슨은 새로운 방법을 찾아냅니다. 어센틱포스 부족으로 인한 딜 감소. 정말 완벽한 해결책입니다. 처음에는 어센틱포스가 부족해 자본의 초월자들도 잡기 힘들어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어센틱포스가 오르면 먼저 자본의 초월자들이 힘들게 트라이하며 패턴을 연구하고 클리어를 합니다. 에테르넬 장비는 아주 천천히 보급되기 시작하죠.

시간이 흘러 어센틱포스 부족으로 인한 딜 감소가 적어지게 되면 초고스펙 유저들도 클리어를 하기 시작합니다. 유저들이 일일 퀘스트를 하며 시간이 흐르자 보스의 난이도도 자연스럽게 낮아지고 에테르넬 장비의 보급 속도도 점점 빨라지죠.

더 많은 시간이 흘러 어센틱포스가 넘쳐 더 많은 데미지를 줄 수 있게 되면 이제 고스펙 유저들도 클리어를 하기 시작합니다. 이쯤 되면 이미 자본의 초월자들과 초고스펙 유저들은 에테르넬 세트로 넘어갔고 이제 슬슬 에테르넬 세트가 널리 보급돼도 큰 불만이 생기지 않게 됩니다. 이게 바로 칼로스의 포스가 지나치게 높게 나온 이유입니다.

누군가는 “그래도 그렇지 포스 300은 너무 높은 거 아니냐?”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쓰고 있는 22성 카루타 레전 장비 몇 주 만에 껌 값 되는 거 보고 싶으세요?

마지막으로 뉴비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뉴비분들 중에 심볼 시스템을 귀찮아하며 심볼세 낼 돈 많은 고스펙 유저들을 위한 장치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시는데 심볼 시스템은 무과금, 저과금 뉴비 친화적인 시스템입니다.

심볼로 오르는 스탯은 스탯%같은 잠재 옵션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고스펙 유저나 저스펙 유저나 똑같습니다. 주스탯 1.0 뉴비와 주스탯 7.0 고인물의 스탯 차이는 7배지만, 심볼로 인해 스탯을 1만씩 받는다면 뉴비는 1.0+1.0 = 2.0, 고인물은 7.0+1.0=8.0으로 7배 격차가 4배까지 줄어들죠. 지금 당장 돈이 없어서 심볼 업그레이드를 미루는 거야 어쩔 수 없지만 열심히 일퀘 해서 도시락 만들어두고 나중에라도 꼭 심볼 업그레이드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