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가 스토리 개편, 이대로는 안된다

1월 18일 메이플스토리 테스트 서버에 전 직업 밸런스 패치와 새로운 이벤트, 모험가 스토리 개편을 담은 1.2.136 업데이트가 올라왔습니다. 이번 모험가 스토리 개편은 기존 모험의 서 이야기의 큰 뼈대를 유지하되 새로운 설정을 추가하고 기존 설정들을 수정/보강하여 튜토리얼과 전직 퀘스트에서 녹여내는 형태로 진행되었는데요. 뼈대인 모험의 서 이야기가 상당히 괜찮은 편이라 이걸 망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리고 메이플 운영진이 그 어려운 걸 해냈네요.

일단 새로 바뀐 모험가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새로운 모험가 스토리는 기존 모험가의 1~100 레벨 스토리를 1~30 구간 안에 압축해 만든 튜토리얼입니다. 이야기의 전개는 이렇습니다.

  1. 메이플 아일랜드에 사는 평범한 플레이어가 단풍나무 아래에서 슈가를 만나고 모험을 떠나게 됨
  2. 테스, 론도, 올리비아를 만남
  3. 중요한 보석(봉인석)을 훔친 혐의로 올리비아 체포, 나인하트에게 변신술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음
  4. 레벤 광산에 잠입해 봉인석을 되찾고 올리비아의 누명을 풀어줌
  5. 시간의 신전 조사, 검은 마법사의 봉인이 풀림
  6. 메이플 아일랜드 망함
  7. 봉인석을 사용해 메이플 아일랜드와 슈가를 구함

제 첫 번째 불만은 이 방대한 내용의 이야기를 1~30이라는 짧은 구간 안에 압축해서 넣어놨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카오와 관련된 떡밥은 아예 사라졌고 변신술사에게 복수를 하는 내용도 사라졌으며 전체적인 스토리를 봤을 땐 오히려 개연성을 떨어트리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메이플 운영진 입장에선 이런 고민이 있었겠죠. “모험가는 15 캐릭터나 있으니 튜토리얼을 너무 길게 만들면 유니온 육성이 너무 지루해지지 않을까?” 문제는, 지금 이 튜토리얼은 스토리를 제대로 전달하기에는 너무 짧고, 유니온 부캐들로 10번 넘게 더 보기에는 너무 길고 지겹습니다. 최근에 아케인 리버 지역에 이미 본 스토리 스킵 기능 넣었잖아요. 이거 활용하면 충분한 분량 할당해서 좋은 스토리 만들 수 있는데 왜 힘들게 만든 기능을 활용 안 하는 거에요?

그래도 아직 희망은 있습니다. 테스트 월드 패치내역에 개발자 의견을 보면 피드백 받아서 스토리 컨텐츠의 퀄리티 높이겠다고 적혀있어요. 지금 스토리도 뼈대는 상당히 괜찮아 조금만 수정하면 일주일 안에 충분히 볼만한 스토리로 바꿀 수 있으니 넥슨이 일주일 동안 수정해야 할 것을 적어보고 테섭 피드백으로도 보내보겠습니다.

카오 떡밥

카오 떡밥 어디 갔습니까? 유저들이 만물 카오설 비판하는 건 모험가가 아닌 다른 직업들의 스토리 개연성을 늘려달라는 뜻이지 모험가의 스토리도 너프 해서 공평하게 개연성을 없애달라는 뜻이 아니에요. 이건 대사 한 줄 추가하고 급하면 더빙도 나중에 해도 되니 충분히 가능할 거라 생각합니다. 이건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스탠딩 일러

지금까지 모험가, 시그너스 기사단, 레지스탕스 직업군 캐릭터는 디자인과 성격이 정해진 특정 캐릭터가 아닌 플레이어 자신만의 캐릭터였습니다. 이러한 직업 특성상 스탠딩 일러는 없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뭐 이미 만들어둔 거 버리기도 아깝고 하니 최소한 온오프 정도는 가능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스탠딩 일러를 이렇게 할 거면, 최소한 캐릭터 생성시 선택 가능한 헤어, 성형 스탠드 일러에 맞게 최신화시켜주면 안 됩니까? 픽크류처럼 현재 헤어, 성형 상태에 따라 스탠딩 일러 자동으로 바뀌는 시스템까진 안 바라지만, 내 캐릭터와 스탠딩 일러의 모습이 너무 달라 이질감이 큽니다. 신직업들이야 헤어 성형이 고정으로 나오니 스탠드 일러를 박아놔도 어색하지 않지만, 모험가 직업군은 스탠딩 일러 없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요.

똥 싸듯이

이건 그냥 설명 패스할게요. 수정 해주세요.

굳이 솔격을…?

혼자서 못 잡던 그림자를 친구들의 버프를 받고 잡는 기존 스토리가 훨씬 더 좋았습니다. 한번 고려해주시면 좋겠네요.

누구신데요

이게 무슨 아크도 아니고 이상한 짓 하지 말고 그냥 예전처럼 친구들과 함께 메이플 아일랜드를 구하겠다는 의지로 봉인석 사용하는 게 훨씬 더 좋았어요. 그리고 봉인석도 좀 설정 오류 있는 게 빅토리아 아일랜드 봉인석으로 메이플 아일랜드를? 그냥 후반 스토리는 예전 스토리 따라갑시다.


이 정도만 바꿔도 훨씬 좋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뼈대가 괜찮은 편이니 이상한 거 몇 개 일주일이면 충분히 고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요. 슈가, 테스, 올리비아, 론도 하고 많이 만나는 거 잘 만들었고 연출도 예전보다 화려해졌고 좋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슈가 없애는 스토리 보고 욕하려 했는데 The Day After에서 부활시킨 거 보고 그건 넘어가겠습니다. 제발 좀 잘 좀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