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소 인플레이션 발생 원인과 해결 방법

메이플스토리를 즐겨 하시는 분들은 메소 인플레이션에 대해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작년 메이플 Live 이벤트에서 운영진들은 메소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서 강력한 힘의 결정 가격 변동 시스템을 내놨고 이로 인해 카오스 루타비스 이하의 보스들의 결정석 가격이 40% 가까이 내려갔죠. 그렇다면 메소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유저 수가 늘고 평균 스펙이 올라가서 보스 처치가 늘어나 메소 생산량이 늘어났기 때문에?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본질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메소 소모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시작하기 전에, 메소 인플레이션을 보고 “그게 왜 문제야? 심볼업하고 스타포스 강화 더 싸게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너네 쌀먹 못해서 화내는 거 아니야?”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메소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 인게임에서 얻은 재화로 경매장, 메소 마켓 등을 이용해 큐브 같은 캐시 아이템을 구매하는것이 더 힘들어지며 자석펫이나 잠재가 좋은 매물 등을 구매하기 더 힘들어집니다. 게임 내 경제를 위해 메소 인플레이션 억제는 매우 중요합니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요? 우선 메소가 어디서 생산되는지 한번 살펴봅시다.

메소 생산량 및 생산 비율 그래프

2021년 메이플 Live 이벤트에서 운영진이 공개한 메소 생산량 및 생산 비율 그래프를 보면 분명 결정석 판매는 메소 생산 비율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메소 인플레이션이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았던 이전과 비교했을 때 비율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여기서 우르스로 인한 생산 비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우르스 보상은 뉴비, 메창 가릴 것 없이 하루에 3번씩만 받을 수 있으며 받는 보상도 레벨 비례이기 때문에 방금 220 찍은 뉴비와 275 찍은 해방 유저의 보상 차이가 25% 밖에 나지 않습니다. 메이플월드의 기본소득이라 할 수 있죠.

재미있는 사실은 메소 생산 비율 그래프에서 우르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250레벨 S 등급 기준 피버 타임에 3판 한다면 하루에 2천만 메소를 벌 수 있고 일주일 중 5일 정도 한다고 가정하면 약 1억 메소이니까 1인당 평균 주당 결정석 수입은 약 3~4억 메소 가까이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기까지만 봐도 메소 인플레이션이 이렇게까지 심해진 근본적인 원인은 단순히 카룻돌이가 많아져서는 아니라고 생각이 되지 않나요? 그냥 단순히 유저 수가 많아져서 메소 생산량이 많아진 것입니다.

그런데, 메소 생산량이 많아졌어도 유저 수가 많아졌을 뿐이고 1인당 평균 수입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면 메소를 사용하는 유저도 늘었을 텐데 대체 메소 인플레이션은 왜 이렇게 심해진 것일까요? 그건 바로 메소의 소모처인 스타포스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메이플에서 메소를 소모하는 시스템은 많지 않습니다. 잡화상점에서 판매하는 물약은 현재 메소 생산량에 비하면 사실상 공짜나 다름없고 심볼세도 소멸의 여로부터 에스페라까지 전부 20렙 찍는다 해도 70억 메소밖에 되지 않습니다. 위에서 계산한 방식대로 사냥 수입까지 계산하면 대충 3달 정도면 모이는 금액이죠. 현재 메이플스토리의 메소 소모처는 사실상 스타포스가 유일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여기서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뭔 소리야? 스타포스 안해도 경매장에서 코젬을 사거나 좋은 장비 아이템 사려고 하면 수백억이 있어도 부족한데?” 맞습니다. 개인이 느끼는 메소 사용처는 다양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유저 간 거래에 사용되는 메소는 다른 개인에게 옮겨질 뿐, 서버에서 삭제가 되는 메소가 아닙니다. 메소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선 메소가 서버에서 삭제가 되어야 합니다.

문제는 현재 거의 유일한 메소 삭제 시스템인 스타포스는 대다수의 유저들이 기피하는 시스템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한번 시뮬레이션을 돌려볼까요? 강화 비용 30% 할인 이벤트 기준 스페어 가격이 1억 메소인 160제 장비를 스타포스 시스템을 이용해 22성까지 강화를 10만 번 시도했습니다. 결과를 한번 볼까요?

스타포스 시뮬레이션 연산 결과
mesu.live 스타포스 시뮬레이션

중간값은 약 120억이지만, 역시 편차가 큰 스타포스답게 평균값은 170억이 나왔습니다. 이 정도 예산이면 경매장에 가면 잠재까지 되어있는 매물을 살 수 있습니다. 단순히 비쌀 뿐이면 다행이죠. 11성부터는 강화 시도 시 성공 확률보다 강화 단계 하락 확률이 더 높고 운 나쁘면 장비가 파괴됩니다. 이로 인해 대다수의 유저들이 “스타포스 잘못 건들면 기존 상태로 복구하는 데만 수십억 넘게 깨진다”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되었고 직접 장비를 강화하는 것보다 경매장에서 이미 강화가 된 장비를 구입하는 것을 선호하게 되면서 메소의 삭제는 메소 생산량을 감당할 수 없게 됩니다. 지금 스타포스는 메소 소모가 적은 부캐용 가성비 장비, 17성 파풀마처럼 애매한 교불장비(ㅠㅠ), 매물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목마른 놈이 우물 파는 엔드급 장비 강화할 때 제외하고는 많은 사람들이 기피하고 있죠.

이는 메소 인플레이션을 억제하지 못한다는 문제 뿐만 아니라 단계적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는데요. 게임에 돈 수십~수백만 원 쓸 수 있는 고 자본 유저들이야 장비를 강화하다가 파괴가 되면 메소를 구매해서 원하는 만큼 장비를 강화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일반 유저들은 힘들게 몇 달 동안 보스 잡고 사냥 열심히 해서 메소를 스타포스 기댓값만큼 모으기는 했는데 이 돈으로 스펙업이 될지는 의문이고 잘못하면 힘들게 모은 돈을 다 쓰고도 지금보다 약해진 상태로 몇 달을 지내야 할 수도 있으니 차라리 돈 조금 더 모아서 경매장에서 이미 스타포스가 된 매물을 구입하게 되는 거죠.

정상적인 게임이라면 12성 쓰다가 돈 조금 모아서 13성 만들어 쓰고, 13성 쓰다가 돈 조금 모아서 14성 만들어 쓰고 … 16성 쓰다가 돈 좀 많이 모아서 17성 만들어 쓰고, 이렇게 22성까지 단계적으로 성장해나아가며 직접 장비를 강화하고 강해지는 경험을 얻을 수 있는데 지금 메이플을 즐기는 대부분의 유저들은 12성 쓰다가 돈 많이 모아 경매장 가서 한 번에 17성으로 점프하고, 그 상태로 한동안 주차하고 있다가 돈 엄청 많이 모아 경매장 가서 한 번에 22성으로 점프하는 방식의 스펙업을 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물론 일개 유저의 뇌피셜일 뿐이고 실제 통계 자료를 가지고 있는 넥슨이 더 잘 알겠지요. 혹시 이 글을 읽는 분 중 넥슨 직원분 계시면 한번 확인해 보시고 제 말이 틀렸다면 다음 소통 때 “스타포스 시스템은 많은 유저들이 애용 중이고 메소를 효과적으로 삭제하고 있습니다”라고 자랑 좀 해보세요. 근데 아마 제 생각이 맞을 겁니다. 확인해 보고 제 생각이 맞았다면, 제가 생각하는 해결책을 알려 드릴 테니 한번 검토해 보시길 바랍니다.

해결방법

간단합니다. 스타포스의 단계 하락과 장비 파괴를 없애고 대신에 성공 확률을 크게 낮춰 기댓값을 유지하되 돈 쓰고 약해지는 부정 경험을 제거합니다. “장비의 기운(가칭)”이라는 시스템을 만들고 강화 시도 시 장비의 기운을 소모하며 동일한 노작 장비를 갈아 넣어 장비의 기운을 충전하는 시스템을 넣어서 장비 파괴 없이도 노작 장비의 소모가 발생하도록 합니다.

이런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기댓값이 지금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기댓값이 지금보다 높다고 해도 대부분의 유저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낮은 부담으로 장비 강화를 시도할 수 있을 것이며 메소 인플레이션 억제와 단계적 성장에서 오는 재미. 두 가지 돌의 정령을 잡을 수 있습니다.

빛창섭

이거 말고도 더 좋은 방법이 있을 수도 있겠죠. 아마 게임 전체 통계를 볼 수 있는 메이플 운영진이 저보다 더 자세히 알 것이고 생각해둔 방법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그란디스 지역의 몬스터 체력과 경험치를 늘려 마릿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메소 획득량을 줄이고, 보스 결정석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메소 생산량을 완화하는 것보다 메소 소모가 늘어나도록, 부담 없이 유저들이 장비 강화에 메소를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운영진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유저들과 소통하며 좋은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이라 믿습니다.